도심 속에 사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오랜 회사생활에 회의감이 들기 마련이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하곤 한다. 그중에는 나중에 직장 은퇴 후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농촌에서 작물을 키우는 생활이 반드시 직장이나 도심생활을 떠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주말농장을 우선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주말농장을 통한 경험들은 무작정 귀농을 했다가 실패하는 확률을 낮춰줄 수도 있고, 우리가 시장이나 마트에서 손쉽게 사 먹는 각종 채소들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농부들의 관심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해 보면서 이러한 농촌생활이 자신에게 맞는지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아이들과 함께 작물들을 직접 심고 수확해보면서 좋은 추억도 남고 책으로는 배울 수 없는 훌륭한 교육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주말농장을 시작하기 위해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어떤 것이 있고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1. 내가 주말농장을 하고자 하는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기
주말농장 하면 사람들은 쉽게 내가 먹을 먹거리를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좀 더 깨끗하고 싸게 먹을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많이 한다. 이는 일부만 맞다. 올해 먹을 채소들을 자급자족하게 되면 내가 원하는 대로 유기농으로도 가꿀 수 있고 조그마한 모종부터 열매를 맺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면서 직장 생활로부터 잠시나마 해방되고 즐거움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주말농장을 통해 채소들을 키워먹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일반적으로 마트에서 사 먹는 비용과 비교했을때 결코 싸지가 않다. 경제적인 이득을 얻기위해서는 주말농장이 아닌 거대농장에서 대단위로 생산해서 먹을때나 가능한 이야기 이고, 주말농장을 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모종이나 비료, 농기구 비용, 시간, 노력들을 생각해 보면 중간에 실패하지 않고 잘 가꾸고 수확했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때 들어가는 총 비용은 직접 사먹는 비용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다.
농사는 날씨와 잡초, 벌레와의 싸움이다. 누구나 주말농장을 시작하게 되면 보통은 처음에 모종 심고 싹이 자랄 때는 즐거워하다가 그것도 잠시 여름 무더운 날씨가 다가오고 장마철 습한 날씨에 모기도 생기고, 잡초도 무성하게 나고 이파리에는 벌레들도 생겨나면서 관심이 멀어지고 하나둘씩 밭은 방치 되어 정글이 된다. 우리가 쉽게 일반 식탁에 먹거리가 오르기까지 농부들은 이러한 과정들을 인내하면서 길러온 것이고, 주말농장을 통해 이를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나에게 확실히 유익할 것이라고 확신이 있을 때 시작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때문에 주말농장을 시작하기 전에 장단점들을 충분히 파악해보고, 주말농장을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충분히 생각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앞으로 1년 동안 즐겁게 수확도 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면서 기쁨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2. 주말농장의 위치 고려하기 - 거리가 멀수록 농작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적어진다
주말농장은 단어 뜻 그대로 '주말' 즉 시간 짬을 내어 작물을 가꾸는 것으로 지속적인 텃밭 가꾸기 생활을 위해서는 위치가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다. 농업이 본업이 아닌 이상 매일같이 농장을 방문하여 작물들을 돌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일주일에 주말만 할애하면 충분히 가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농장 환경은 계절, 날씨에 따라 주말에 작업이 힘든 상황이 무조건 생기게 된다. 주말에 비가 와서 쉬게 되면 농장은 몇 주일 이상 돌보지 않은 채 방치가 될 것이고 태풍이나 강풍이 지나가게 되면 쓰러진 작물들을 빨리 일으켜 세워야 되지만 주중에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적기에 조치를 받지 못해 쓰러져 시들어버린 작물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내가 직장인이라면, 주말농장의 위치는 경우에 따라 주중 퇴근 후에라도방문이 가능한 가까운 위치에 있는 것이 좋다. 내가 사는 지역 가까운 곳에 주말농장이 없다면 나 혼자가 아닌 가족이나 다른 사람과 함께 가꾸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농장에 늘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만 한다. 특히 상추 같은 잎채소류가 아닌 가지나 고추, 옥수수 등과 같은 열매채소류를 가꾸고자 한다면 시기에 따라 필요한 작업들을 적기에 해주어야 몇 개월간의 노력에 대한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주말농장의 면적은 보통 3평~6평 정도인데 3평만 하더라도 쌈채소류부터 고추나 가지 같은 열매채소류까지 4인 가족이 1년 동안 먹고도 남을 채소를 가꾸기에 충분하다. 또한 주말농장은 주변 지인들과 함께 하는 것이 공동구매를 통해 다량으로 모종들을 싸게 살 수 있고 작물을 겹치지 않게 키워서 나눔도 할 수 있고 밭 관리도 공동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유리하다.
3. 주말농장에서는 어떠한 자리가 선호되는가
주말농장에서 밭자리 배정은 보통 추첨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만약 선택할 수 있다거나 상호 교환이 가능하다면 어떠한 자리가 좋은지 개인적인 기준은 몇 가지가 있다.
첫째는 급수시설의 위치이다. 주말농장 갈 때마다 급수시설을 이용하게 되는데 물조리개 하나당 무게가 상당해서 보통은 급수시설과 가까운 위치의 밭이 선호도가 높다. 특히 밭을 처음 고르거나 작물을 심은 직후 물을 충분히 주어야 하기 때문에 이때 급수시설의 위치는 무시를 못한다.
둘째는 주말농장 이용객과 동선이 많이 겹치지 않는 자리이다. 주말농장 이용객과 동선이 많이 겹치게 되면 작업할 때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로 인해 괜스레 신경도 많이 쓰이고 눈에 많이 띄는 자리이다 보니 일부 몰지각한 이용객의 경우 농작물을 서리해가는 경우가 발생되기도 한다. 산에서 등산로 주변은 아무래도 많이 훼손이 된다. 주말농장의 경우도 이용객이 지나다니는 길을 독립적으로 만들어 놓긴 했지만 아무래도 사람 손을 많이 타다 보니 그런 쪽은 잡초도 잘 안 자라고 훼손되기도 한다.
4. 주말농장의 환경 고려하기 - 사용 가능한 농기구, 급수상태 등 확인
주말농장은 토지만 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라 경작을 함에 있어서 내가 얼마나 용이하게 할 수 있는지 농장의 환경을 살펴봐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농기구인 삽, 물조리개 등은 보통 주말농장 측에서 공동으로 사용 가능하도록 제공해 주는데 그렇지 않은 곳도 있으니 확인하고 알아두었다가 내가 향후 필요한 기구만 사도록 한다(초보라면 개별 농기구는 모종삽, 노끈, 가위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다).
급수시설의 환경도 중요하다. 급수시설은 주말농장을 찾을 때마다 사용하게 될 시설이므로 물이 항상 충분하게 공급될 수 있는지 급수시설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주말농장 주변에 야생동물이 많은지, 이로부터 보호해 줄 농장 주변 울타리 등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지중지 키운 농작물을 야생동물에게 빼앗기는 순간 그동안의 헛된 노력과 허탈감에 주말농장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줄어드는 게 사실이다.
주말농장 토질의 확인도 중요하다. 작물의 종류에 따라 잘 자라는 토양의 성분이 다르지만 보통 장마철이나 비가 오면 경우에 따라 밭의 물 빠짐이 좋지 않아 웅덩이가 생기는 곳도 있는데 물 빠짐이 좋고, 당연한 것이지만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드나드는 곳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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